지금은 휴가를 보내는 중이다. 온갖 외부자극에 몸을 내맡기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에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이라는 책을 읽었다.
근래 읽고 있는 책인데, 부제는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이다. 책을 읽다가 내 생각을 치는 듯한 생각을 만난 경험을 기록하고자 한다.
'지적 활동으로 플로우 찾기' 부분이다. 내 생각을 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혼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텔레비전이나 독서, 대화나 약물 따위의 외부 자극이 있어야 하는 반면, 다양한 양식의 정보가 기억 속에 가득한 사람들은 자율적이며 독립적이다. 게다가 이들은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눔으로써 자신과 상호작용하는 다른 이들의 의식에도 질서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에 친구나 동반자로서 훨씬 더 소중한 존재가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휴가로 나와있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일에서 물리적으로는 자유롭지만 실상으로는 부대에서의 어려움을 보면서 마음을 쓰고 있고, 또 교회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마음속에 두고 있다. 그런 가운데 나는 휴가로 쉬고자 영화시청, 유투브시청,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자 하다가 이 말에 내 안에 어떠한 것이 가만히 있지 말라고 소리치는 것같아 글을 쓰게 된다.
어찌보면 이렇게 글을 쓰는 행위는 나의 정서를 안정화시키고, 소비만하는 주체에서 이 글에서 나오는 나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소중한 존재가 되기위한 발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휴가를 보내고 있지만 마음이 기쁨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주변에 많지만 내 마음을 터놓을 사람들은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렇다고 내가 마음을 터놓는 사람들에게 내가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기억들이 나를 괴롭힐 때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당당히 만나고 싶으나, 이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사실 다들 어느 정도 외롭고 글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자기 인생의 혼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서로가 필요한데 말이다.
서울 거리를 걷다가 버스킹으로 찬양을 하는 아주머니를 지나쳤다. 내 안에서 같이 찬양하고픈 열정이 솟아났다. 내가 아는 찬양이기도 하고, 홀로 부르시기에, 내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합창의 일부분의 역할을 내가 하고 싶었다. 혹시 몰라 스피커를 있는 곳을 보았는데, 마이크가 하나 더 놓여져 있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다. 용기를 냈으면 부끄러움은 잠시고 내 마음은 더 자유함을 느꼈으리라. 나는 무엇이 부끄러웠을까? 불특정 다수 앞에 서는 것이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 안의 욕구는 가득하였지만, 이를 실현할 용기가 부족했다.
이 경험을 생각할 때, 외부자극을 쫓는 많은 이들은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외면한 대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은 계속해서 소리를 내보낸다. 하지만 그것을 들을 용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부족한 것 같다. 이는 조사를 통해서 얻어낸 것도 아니고, 그저 삶을 통해서, 내 주변의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용기가 없어 마음이 전하는 소리를 무시하니, 자신의 삶에 대한 기억의 주체성보다도 외부 자극을 더욱이 따라가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 '몰입'은 Flow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데, 이 Flow는 개인의 능력과 난이도의 중간에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타이밍을 가지고 올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한다. 감정이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내 기억을 더듬어 볼 때 그러하다. 이 감정은 나를 잊게 하고, 나에게 행복감을 주며,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에게 기여하고 싶은 생각까지 불어넣는 칙센트미하이 표 만병통치약이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읽어나가면서 나는 확실히 이 책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를 내 삶에 적용하고 싶은 마음도 들게 된다. 그리고 이를 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머뭇거림과 두려움없이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일 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이는 거짓도 아니고, 꾸며냄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다가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내가 휴가 동안 겪은 마음의 불편함을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외쳤던 동화책의 주인공처럼 외치고 싶었다.
하고픈 말이 많다는 것은 내 안의 생각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는 어떤 생각 가운데 고통받고 있는가. 사실은 가까워온 크리스마스가 나에게 압박감을 준다.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이 내게 사회적으로 학습된 부담감을 가중시킨다. 사실 12월 25일이 사회적인 압력이 없으면 그저 추운 겨울날의 하루일테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온 우리나라에서는 압력이 있다. 마음 속에 정을 품은 여인이 있지만, 나로부터 멀리 있다라고 느끼는 생각에 섣불리 말을 걸지 못한다. 그리고 이 마음은 기괴하게 변하여 그저 누구라도 그냥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 이 생각은 짧은 욕구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를 보는 눈이 높기 때문일까? 마음에 품었기 때문일까.
이외에도 나를 사랑하는 부모님을 만날 때마다 겪는 직업선택에 대한 압박감이 나를 짓누른다. 부모님은 부담갖지 말라고 하지만 마음의 소리가 아우성치는 것을 내가 쉽사리 잠재울 수가 없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근래 들어 사실 휴가 중에 쉬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저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금 정서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럴 때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내가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부대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들에게 감사하게 된다.
어쩌면 내가 마음을 주었기 때문에 다음의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쉽사리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내 마음이 가는 방향은 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인데, 이들과 분리되어 내가 알지도 모르는 수많은 불특정다수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인정하는 직업을 부모님께 말하면서 그분들을 잠시동안 안심시키려고 하는 것이 내 양심을 계속해서 찌른다.
이 책은 나에게 몰입할 대상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그 몰입의 대상을 개발하는 것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이전에도 살짝 언급했지만 나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별히 어려서부터 성가대를 했던 경험을 통해 홀로 부르는 것보다 많은 이들이 연습 끝에 한 곡을 끝냈을 때 나는 큰 즐거움과 자유로움, 감동을 느꼈다.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고, 같이 노래했던 친구가 지금까지 마음에 사무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예전부터 내 마음은 계속해서 노래를 하라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이를 무시하려고 했다. 매번 확대해석하여 이를 업을 삼아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면 안 되겠다. 노래를 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같이 노래하고 싶다. 단 한번의 노래라도 그렇게 불러보고 싶다.
말씀에 대한 믿음의 회의감이 생기더라도 어렸을 적의 수많은 찬양과 노래들이 나를 주님으로부터 떨어뜨려놓지 못한다. 내가 찬양과 노래로부터 얻었던 위로와 만족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전역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부르는 것이다. 부르고 알리는 것이다. 아니면 합창단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내가 찾아보고 없다면 만드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삶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몰입하는 것이다. 나는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쉬이 좋아한다. 여기에 큰 대의는 없다. 사명감도 없다. 그저 좋아하는 것일 뿐이다. 이를 찾아보고 도전해봐야 겠다. 이제는 더 내 마음의 소리르 늦출 수 없다. flow를 내가 착각하는 사회의 압박으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flow를 찾고 훈련하기를 바란다. 어려울 수 있다. 현실의 많은 부담감이 짓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솔직해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조금의 용기를 이 글을 통해 얻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다보면 다음 단계가 보일 수도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기자신의 삶을 조금 더 당당히 살아갔으면 좋겠다. 내가 속한 부대원과 교회, 그리고 나의 가족들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이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 감옥에 스스로 들어가 사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조금은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지길 기도한다.
'창업가의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에 대해서 (0) | 2024.01.08 |
---|---|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읽다가 (0) | 2023.12.10 |
‘아주 세속적인 지혜’ / 상상력을 통제하라 (0) | 2023.12.03 |
[The NEW MAP:에너지ㆍ기후ㆍ지정학기 바꾸는 새로운 패권 지도]를 읽고 (1) | 2023.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