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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의 서재

‘아주 세속적인 지혜’ / 상상력을 통제하라

by 군 밖에서의 글쟁이 2023. 12. 3.

진중문고에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마음에 감동을 주고, 행동을 이끄는 책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발전하려는 마음을 주는 책이다.

진중문고에서 ‘아주 세속적인 지혜’라는 제목을 보고 집어들게 되었다. 400년 동안 사랑받은 인생의 고전이라는 소개가 뒷받침되고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의 찬사도 얻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라는 사람이다. 1600년대 스페인에서 나고 활동한 철학자라고 한다. 스페인이 낳은 당대 최고의 작가라고 책 날개에 소개가 되어 있다. 책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 졌다.

한 구절, 한 구절 짧지만 나를 돌아보게 하는 내용, 인생을 보게 하는 통찰이 담겨져 있다. 이런 통찰로 가득한 인생을 살 때, 자유로울 것 같다는 욕망이 내 안에 있는 것 같다.

50페이지 정도 읽고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한 개념에 대한 서술은 간단하면서도 분명하다.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으며,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성경의 잠언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내용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내 하루를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속사여주는 듯하다.

많은 부분이 인상깊었지만, 여기에서는 특별히 내 뇌리에 박힌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상상력을 통제하라‘ 는 제목이다.

원문이 짧기에 한 번 나눠보고자 한다.


상상력을 통제하라


당신의 상상은 어디를 향하는가. 상상력을 바로잡을 때도 있고, 상상력을 북돋을 때도 있어야 한다. 상상은 우리의 행복에서 아주 중요하며, 심지어는 이성을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저 상상하는 데 그치지 않아서 상상에 자신의 삶을 잠식시킨다. 상상이 결국 행복으로 이어지느냐 마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이에게 상상은 불이익과 굴욕적인 수치를 가져다주는 것이고, 어떤 이에게 상상은 더없이 즐거운 행복과 모험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만약 분별력으로 상상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질 수 있다.


제목부터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듯했다. 나의 MBTI는 가장 최근에 확인했을 때 ENTP로 나왔다.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는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상상을 자주 하곤 한다. 상상속에서 부를 거머쥐기도 하고, 사람을 해하기도 하고, 날아다니기도 하며, 몸짱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순간에 사라지는 상상은 그 때 당시에만 나에게 기쁨을 가져다줄 뿐, 현재는 영속적이지 않다.

다만 감사하게도 내게는 상상력이 선물을 가져다 준적이 있다. 대학교 입학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서울에 있는 국립대에 다니고 싶었다. 어렸을 적에는 누구나 꾸는 꿈이지만 나는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상상력을 발휘하며, 그 장소에도 가보고 그곳에서의 삶도 잠깐이나마 꿈꾸어보곤 하였다. 그렇게 행복한 상상 속에서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가능성을 가장 높이기 위해서 현실성을 고려하여 전략도 짰다. 정시로 가는 것. 이 계획은 대략 3년짜리 계획이었다. 고등학생 동안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유보기간을 요하는 일이었다. 현역 시절, 정시에서 패배를 경험하였다. 이 날 큰 낙담에 빠졌지만 가족의 응원으로 차분하게 다시금 도전할 수 있었다. 또 계획을 세웠기에 다른 것은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재수생활 1년을 거쳐 서울에 있는 국립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비록, 점수를 맞추어서 갔지만 그래도 이 경험은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바로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군생활을 하면서 이 때의 상상과 계획은 그 힘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이다. 지금은 단지 부에 대한 상상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같이 가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면 이 길을 같이 갈 사람들을 만들 수 있을까? 그 곳에 어떻게 닿을 수 있을까?

이런 물음과 혼동 속에서 내 상상력은 계획을 물어다주지 않고, 그 때 그 때 좋아보이는 것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내 상상력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이 책에서 상상력을 통제하라는 명령은 나에게 도전이 되었다. 내가 가는 방향을 다시금 차분히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내 생각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이다. 받기만 해서는 나에게 새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블로그가 내가 가는 방향을 점검하는 도구가 될 것 같다. 이 도구를 잘 활용하여 내 상상을 통제하고 싶다.

더 나은 내가 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드며,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말이다.

어쨌든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주 세속적인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 page2 출판사